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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레미제라블" ( 줄거리, 장발장, 자베르, 혁명 )

by xddxs7377 2025. 7. 30.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단순한 공연 이 아닌 그 이상이다. 프랑스 문학의 거장  작가인  빅토르 위고(Victor Hugo)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인간의 죄와 구원, 사랑과 희생, 사회적 모순과 혁명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감동적인 음악과 드라마로 무대 위에서 풀어낸다.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 손꼽히며 전 세계에서 수천만 명의 관객에게 감동을 선물한  이 작품은, 원작 소설의 철학적 깊이와 인간 이해에 대한 통찰을 무대 위에서 얼마나 자세하게 구현했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작가의 관점에서 이 뮤지컬을 바라본다면,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선 ‘문학의 재해석’으로서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이제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어떻게 위고의 문학적 의도와 메시지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원작인 소설의 진가를 무대에 어떻게 표현했는지  분석해 보려 한다.

 

 

뮤지컬 레미제라블

 

1. 뮤지컬 "레미제라블" 줄거리

뮤지컬 레미제라블 줄거리는  프랑스 혁명 이후 혼란한 시대를 배경으로, 죄수 번호 24601번 장 발장의 구원과 사랑, 희생의 여정을 그린다. 빵 하나를 훔쳐 19년을 복역한 그는 가석방 후 냉대에 시달리지만, 한 주교의 자비로 새 삶을 결심한다. 이후 시장이 되어 여성 노동자 판틴의 딸 코제트를 양녀로 키운다. 그러나 그를 끈질기게 쫓는 경찰 자베르, 청년 혁명가 마리우스와의 만남, 혁명의 비극이 얽히며 드라마는 깊어진다. 결국 장 발장은 마리우스를 구하고 조용히 생을 마감하며, 용서와 희생, 인간 존엄의 가치를 남긴다.

2. 장발장

"레미제라블"의 장발장은 문학사에서 가장 입체적인 인물 중 하나로 평가된다. 작가의 시선에서 보면, 장발장은 단순한 도망자도, 성자도 아닌 ‘변화의 가능성을 가진 인간’ 그 자체다. 빅토르 위고는 이 인물을 통해 ‘선과 악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선택과 계기 속에서 변화할 수 있다’는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믿음을 서사로 그려낸다. 작가는 수백 페이지에 걸쳐 장발장의 고통, 방황, 각성을 천천히 누적시킨다. 그의 내면은 정적인 선이 아니라, 죄책감과 분노, 용기와 희망이 뒤엉킨 복잡한 곡선이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이러한 서사를 시간적으로 압축하지만, 작가적 본질을 놓치지 않는다.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미리엘 주교가 은촛대를 건네는 순간이다. 소설에서 이 장면은 단지 물건을 준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장발장이 ‘세상은 끝났다’고 믿었던 순간, 다시금 ‘인간은 믿을 수 있다’는 신념을 얻게 되는 전환점이다. 뮤지컬은 이 장면을 ‘Valjean’s Soliloquy’라는 독백 넘버로 바꿔, 장발장의 내면 독백을 강렬한 음악적 서사로 전달한다. 이 한 곡 안에 분노, 충격, 절망, 구원의 감정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작가가 천천히 쌓아 올린 심리적 구조가 무대 위에서는 단 몇 분의 음악 안에 응축되어 터진다. 작가로서 특히 인상적인 지점은, 이 감정의 압축이 단순한 요약이 아니라 ‘상징의 전환’으로 기능한다는 점이다. 소설에서 서사로 풀어낸 철학과 도덕이, 무대 위에서는 상징과 음악으로 구현된다. 이것은 단순한 각색이 아니라, 서사의 ‘재창조’에 가깝다. 즉, 뮤지컬은 원작의 감정적 본질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문학적 장르로서 기능하며, 장발장이란 인물의 인간성과 구원 서사를 더욱 보편적 감동으로 확장시킨다.

3. 자베르

"레미제라블"에서 자베르는 흔히 ‘장발장의 대척점’으로 여겨지지만, 작가의 시선에서 보면 그는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법에 대한 절대적 신념’을 구현한 인물이다. 빅토르 위고는 자베르를 통해 “법은 곧 정의인가?”라는 질문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자베르는 냉철하고 무자비하지만 동시에 타협하지 않는 강직함을 지닌다. 그는 위선적이지 않으며, 누구보다도 자기 신념에 충실하다. 작가는 이 캐릭터를 통해 도덕적 선의 또 다른 얼굴, 즉 ‘절대적 정의의 위험성’을 보여준다. 그에게 있어 선은 법이고, 악은 법을 어기는 자이며, 그 틀을 벗어난 판단은 곧 타락이다. 뮤지컬은 이러한 내적 갈등을 ‘Stars’와 ‘Javert’s Suicide’라는 두 곡에 강렬히 담아낸다. ‘Stars’는 자베르의 신념을 음악으로 형상화한 곡이다. 그는 자신이 정의의 수호자라고 믿으며, 우주의 질서처럼 완전한 법의 질서를 신성시한다. 그러나 문제는 장발장의 선행이다. 장발장이 보여준 무조건적인 용서와 자비는 자베르의 세계관을 송두리째 흔든다. 그는 법을 어긴 자가 도리어 도덕적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결국 ‘Javert’s Suicide’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작가적 관점에서 자베르의 죽음은 단순한 패배가 아니라, 윤리적 세계관이 붕괴되는 순간이다. 이는 단지 한 인물의 선택이 아니라, 정의에 대한 인간 사회의 인식 자체에 대한 비판이다. 뮤지컬은 이 복잡한 철학적 아이러니를 상징과 음악으로 압축한다. 무대 위에서 자베르의 내면은 거대한 감정의 격랑으로 바뀌고, 관객은 그의 논리적 몰락이 아닌 인간적인 고뇌에 공감하게 된다.

결국 자베르는 『레미제라블』의 핵심 주제 중 하나인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살아있는 역설이다. 그는 악하지 않지만, 옳지도 않다. 그의 몰락은 단순한 도덕의 실패가 아닌, 절대주의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이다. 문학에서 자베르는 철학적 장치이고, 뮤지컬에서는 감정의 무너짐으로 재탄생한 인물이다. 바로 그 지점에서 자베르는 비극적이면서도 가장 인간적인 존재로 완성된다.

4. 혁명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 미제라블』 후반부는 1832년 파리 시민 봉기를 배경으로 한다. 마리우스와 앙졸라를 비롯한 청년 혁명가들은 정의롭고 고귀한 이상을 품지만, 결국 바리케이드 위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위고는 이 장면을 통해 역사의 반복성과 인간의 무모한 고결함을 찬미한다. 뮤지컬에서는 「Do You Hear the People Sing?」,「One Day More」,「Empty Chairs at Empty Tables」 등으로 이들의 열정, 연대, 그리고 상실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특히 “Empty Chairs at Empty Tables”는 마리우스가 느끼는 살아남은 자의 고독과 죄책감을 뼈아프게 드러낸다. 문학적 관점에서 이는 단순한 집단 혁명 서사를 넘어서, 한 개인의 상처와 감정의 잔재를 조명한 예술적 재해석이다. 뮤지컬은 이처럼 감정의 깊이를 무대 위에서 직관적이고 강렬하게 전달하며, 위고의 사상을 오늘날 관객에게 감동적으로 되살려낸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단순한 원작소설 요약이 아닌, 빅토르 위고의 철학과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무대 언어로 풀어낸 작품이다. 장발장의 용서, 자베르의 갈등, 청년들의 혁명 정신은 모두 인간과 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담고 있다. 뮤지컬은 원작의 서사를 감동적인 음악과 장면으로 압축해 관객에게 강한 몰입감을 선사하며, 지금도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던지게 만든다. 이는 문학과 공연 예술이 만난 뛰어난 예라 할 수 있다.